<14> 중풍 예방법(혈관 관리법)
기사 입력시간 : 2012-06-28 21:27
한의학적으로 풍에 맞았다고 하여(風邪가 침범했다) 중풍(中風)이라는 병명을 쓴다. 물론 현대의학에선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막히거나 터지면 뇌경색(Cerebral infarction) 및 뇌출혈(Cerebral hemorrhage)이라는 병명을 부치고 증상의 갑작스러움을 표현한 한자어로 뇌졸중(腦卒中)이라는 병명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어쨌든 풍사(風邪)든 혈관을 막는 혈전(血栓)이든 혈관에 문제가 생기긴 동서의학이 바라보는 시선이 같음은 틀림이 없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사망원인 2위인 뇌혈관질환(뇌졸중)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게 관건인 것이다.
일단은 현재의 혈관 상황을 파악해서 현재 본인이 중풍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현대의학에서는 팔다리에 혈압을 측정하는 커프를 채워 혈관탄성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도플러 초음파를 이용하여 혈류속도와 혈관내피층의 두께를 측정하는 방법 등을 이용한다.
또, 혈액검사를 통하여 혈관질환 유발 위험의 단일인자로 인정되는 아미노산인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의 농도를 측정하여 중풍의 위험을 가늠하기도 한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본인의 혈관이 많이 노화되었음을 확인했다면 중풍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려 처자식을 고생시키기보단 미리 예방해서 온가족이 행복한 노후를 맞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첫째는 생활습관의 변화가 필요한데 혈관에 가장 큰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물론 생활습관의 변화에서 적당한 유산소 운동은 기본이다. 요새는 길거리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세상이다. 연기를 주변 사람에게 내뿜는 단순한 민폐가 아닌 당장 내 주머니에서 금전적 손실이 일어나는 세상이 도래했다. 담뱃값에 벌금에 금전적 손해와 함께 중풍을 예방하기 위해서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만 한다.
둘째는 음식도 가려먹을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중풍이라 하여 혈관이 막혔다고 하면 바로 떠올리는 것이 혈관에 기름이 껴서 그렇다고들 생각한다. 백퍼센트 옳은 말은 아니지만, 매우 일리 있는 말이다. 일단 포화지방의 함량이 많은 음식은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의 섭취 또한 줄여야 한다.
지방을 얘기하다 웬 탄수화물을 줄이냐는 식의 반응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은 몸 안에서 포도당으로 분해 되어 뇌세포 등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남은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저장이 되는데 저장에는 한계가 있어서 초과하는 포도당은 중성지방이 되어 혈관 내를 떠돌게 되는 것이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고 하여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동맥을 딱딱하고 두껍게 하여 중풍의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된다.
그리고 혈액검사 결과 총콜레스테롤이나 나쁜 콜레스테롤(LDL), 중성지방 등의 수치가 높아져 있다면 꼭 앞서 말한 호모시스테인 검사를 해보길 권한다. 물론 호모시스테인 검사는 혈액 샘플의 보관시간이 지날수록 결과의 유의성이 떨어져 일반 의원에서의 검사가 믿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검사과정상의 문제를 떠나서 호모시스테인이 높아져 있다면 더욱 자신의 혈관관리에 힘을 기울여야만 한다.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10umol/L이상인 경우 반드시 비타민 B군(특히 비타민 B6, 비타민 B12, 엽산)의 섭취가 필요하다. 만약 15umol/L 이상이라면 킬레이션 치료를 권하고 싶다. 킬레이션 치료는 미국에서 체내 축적된 중금속 제거를 위해 개발되었는데 미국의 여러 의사들이 이를 혈관질환에 응용해본 결과 좋은 효과를 보았다. 킬레이션 치료 전후를 비교하면서 좁아진 혈관이 넓어지는 환자케이스의 실험례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만약 호모시스테인이 30umol/L이상인 경우 미국의 모 대학병원에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문제가 있는 혈관부위에 중재적 시술을 권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본인의 혈관이 걱정되는 분은 중풍예방을 위해 호모시스테인 검사 후 킬레이션과 같은 치료를 해보길 권해 드린다. 그리고 당장 호모시스테인 검사의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면 혈관을 보호하고 미리 중풍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한약의 복용을 권하고 싶다.
한약재인 산사와 은행잎은 현대의학에서도 혈액순환 개선제로 주사 및 알약으로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을 정도로 그 약효가 뛰어나다. 물론 이 두 가지 한약재를 구입하여 매일매일 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군신좌사(君臣佐使)를 근간으로 한 한약 처방 원리에 따른 탕약의 효과만은 훨씬 못할 것이다. 필자가 아는 신경외과 의사분이 있는데 그분은 혈관이 좁아져 두통 및 협심증의 증상으로 고생하시면서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복용해도 혈관의 질환이 개선되지 않아 하도 답답하여 주변 지인인 한의사의 한약처방을 받았는데 증상개선은 물론 혈액검사 결과를 통한 객관적인 수치도 호전되었다. 현대의학과 함께 한의학의 필요성을 실로 몸소 체험한 것이다.
그 신경외과 의사는 이 치료를 받기 전 한의학을 매우 불신하는 의사 중에 한 분이었으나, 지금은 본인이 한의학 서적을 자주 뒤적이곤 하신단다. 그 의사가 효험을 본 한약에 대해 물어보니 처방한 한의사가 말하길 ‘단삼’과 ‘산사’라는 한약이 그 처방의 군약으로서 혈관질환에 특효가 있다고 귀띔했다고 한다.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현대의학과 한의학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복 받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좋은 두 가지 의학을 적절이 이용하여 중풍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길 기원한다.
다음 호에는 ‘자율신경실조증’에 대해 알아보겠다.


▶이종진
의사ㆍ한의사(대구한의대ㆍ부산대 졸)
대구한의대, 경원대, 부산대 외래강사
대한 의사ㆍ한의사 복수면허자 협회 기획이사
대한응용근신경학회 학술이사
한빛프롤로의원ㆍ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