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비만
기사 입력시간 : 2012-04-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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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새로운 병들이 생겨나고, 예전엔 나쁘다고 생각지 못한 여러 가지들이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비만이다. 후덕한 인상, 복스런 얼굴들이 이제는 이성에게 외면받고 자신의 건강관리에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못생긴 건 용서해도 배 나온 건 용서가 안되고,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게으름의 표상이 되기도 한다. 그럼 이런 모든 악의 근원이 되는 비만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일반적으로 비만이라고 라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비만이 아니더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체중이 많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체내에 지방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비만으로 보는 것이 옳다. 진단 시 신체비만지수(체질량지수, Body mass index: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서양인의 경우 30 이상이며, 인종 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우리나라에서는 25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한다.
혈장으로부터 지방세포로 유입된 지방산과 포도당이 에스테르화하여 주로 중성지방의 형태로 축적되어 비만이 되는 것이다. 비만의 폐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당뇨병 및 고지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성기능 장애,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담석증, 요로결석 등 체내 국소부위 칼슘침작이 많아지며, 일부의 경우 암 발생의 위험도도 높아진다.
고대 문명화 이전의 인류는 일회 식사 때 섭취하는 칼로리가 1천kcal 내외로 예상한다. 게다가 끼니를 지금처럼 세 번씩 꼬박꼬박 챙겨 먹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2천500kcal에 육박하는 일회 식사를 하루 3회 이상 꼬박꼬박 하고 있으니 살이 찌찌 않기도 힘든 상황이다. 하루 총 섭취 칼로리에서 500kcal를 줄이면 체중이 1주일에 약 0.5kg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조금 더 현명하게 식이 조절을 한다고 하면 칼로리보단 당수치(GI index)로 조절하는 게 좋지만 이러한 칼로리나 당수치를 매 끼니때마다 측정해가면서 먹으면 살은 빠지겠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로 다른 탈이 날지도 모른다. 제일 좋은 치료 방법은 적당한 식이 조절과 함께 충분한 운동으로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태워버리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바쁜 생활 속에 꾸준히 운동하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필자는 반복해서 거듭 강조하고 싶은 건 적당한 식이는 유지하되 추가되는 야식이나 야간의 음주를 통한 섭취는 반드시 제한하고 일주일에 3회 이상 땀이 적당히 날 정도의 꾸준한 운동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걸 지키는 것이 너무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현대의학이나 한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
의학의 도움을 받는 데에도 선택사항이 많다. 지방분해 주사, 지방분해 침, 식욕억제 양약과 한약, 위장절제 수술, 지방흡입수술 등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이 병원에서 하는 말과 저 병원에서 하는 말이 틀리니 혼란스럽긴 일주일 3회 이상 운동하는 것만큼이나 매 마찬가지다.
일단은 간단하게 약으로 시작을 하는 게 좋을 듯하다. 1972년 덴마크 의사인 에릭슨(Erikson)은 에페드린, 카페인, 페노바비탈 복합체를 천식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를 경험하였다. 이 결과로 인해 1977년까지 7만명 이상의 환자가 ‘에릭슨 처방(Erikson pill)’으로 비만 치료를 시도하였다. 하지만 이를 복용하는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났다.
이 부작용을 해결하면서 살 빼는 효과도 보는 처방으로 진화한 것이 카페인과 에페드린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많은 식욕억제제나 지방흡수저해제 등이 개발되었지만 비만관련 가장 인기있는 처방은 여전히 카페인과 에페드린을 같이 복용하는 것이다. 한약 또한 마황이라는 에페드린을 듬뿍 함유한 약재가 있고, 뿐만 아니라 지방흡수 방지를 돕는 의이인(율무), 식욕억제와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는 숙지황·후박,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황기·녹각,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켜 체중을 줄여주는 산수유·오미자·음양곽·독활·우슬 등등의 약재로 효험을 볼 수 있다.
물론 한약의 메커니즘을 앞서 말한 성분의 약리작용으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체질 및 육경변증에 근거하여 개개 약물의 약리효과에 추가되는 상승작용으로 큰 효험을 보게 될 것이다. 게다가 식약청의 독성 실험결과 kg당 125mg의 마황은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에페드린을 사용하여 나타나는 부작용도 동일성분이 포함된 한약인 마황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 부작용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위에서 밝힌 양약으로 체중조절을 시도하다가 효과가 없거나 미진한 경우 지방흡입 등의 시술을 선택하기 전에 한의원에서 한약을 복용해 보길 권한다. 물론 앞서 강조했던 것처럼 적당한 식이조절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좋은 비만치료법이란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다가오는 여름에 바다나 강에서 날씬한 몸매를 뽐내길 기원한다. 다음 호에는 ‘밥 먹는 것이 고역, 턱관절 통증’에 대해 알아보겠다.

▶이종진
의사ㆍ한의사(대구한의대ㆍ부산대 졸)
대구한의대, 경원대, 부산대 외래강사
대한 의사ㆍ한의사 복수면허자 협회 기획이사
대한응용근신경학회 학술이사
한빛프롤로의원ㆍ한의원 원장